※ Canon 기법
캐논은 법칙, 규칙(rule or law)이라는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것으로, 음악에 있어서 가장 엄격한 모방수법에 의한
대위법적① 음악형식을 말한다.
Bach가 활동한 바로크 시대는 대위법적 짜임새가 기악 음악에 있어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시기로, 이러한 경향을 대표하는 것으로써 '모방 대위법(imitative counterpoint)'을 들 수 있다.
모방 대위법은 같은 주제가 다른 성부에서 그대로 또는 변화되어 반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캐논은 한 선율이 먼저 주어진 후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하나 또는 그 이상의 타성부에서 특히 음정관계에 있어서 모방되는 형식을 말하며, 선행하는 선율을 'leader'(주제)라 하고, 모방하는 선율을 'follower'(응답)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의미로써 캐논 기법은 13세기 최초에 사용되어졌다. 이 시기에는 오직 캐논만으로 구성된 가장 최초의 작품인 'Summer is icumen in'이 있었는데, 발생연대는 1260년경으로 알려져 있고, Reading 수도원에서 전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캐논기법이 특별한 형식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4세기로, 이 시기는 세속적인 다성음악의 부흥과 발전이 이루어진 때이다.
14세기에 있어서 캐논 기법의 정점은 Machaut(1300~1377)의 작품에서 보여지는데, rondeau②
'Ma fin est non commencement'는 역행 캐논의 최초의 예가되는 작품이며 또한 그의 작품에서 최초로 수수께기 캐논이 나타나는데, 그러한 작품 중 하나로 모데트 'Trop plue est belle'가 있다.
15, 16세기에 캐논은 부르고뉴 네덜란드 악파③의 성악폴리 포니에서 그 전성기를 맞이 했는데, 특히 프랑코 플랑드르 성악 폴리포니의 제 2기인 1460년에서 1490년 사이에는 대위법을 바탕으로한 작곡기법이 자유자재로 구사되었다.
이 시기에는 모든 종류의 캐논이 등장했으며, 특수한 형태의 캐논으로 비율 캐논(mensuration canon)이 있었다. 비울 캐논은 멘수라 악보④를 사용한 것으로, 이 악보의 비례 기호에 의해 상이한 비례적 템포 관계가 표시된 캐논을 말한다.
이러한 캐논이 사용된 예로, J.Ockeghem(1420~1495)의 비율 미사(Misa Prolationum)을 들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캐논이 발생되었던 이 시기에 이론가 겸 작곡가인 J.Tinctoris(1435~1511)는 그의 저서 『Diffinitorium musicae』(1475)에서 캐논은 "불명료하게 작곡가의 의도를 보여주는 법칙"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독일학자 Adam von Fulda(1445~1505)는 캐논기법의 과잉사용에 대해 처음으로 경고하고 있다.
16세기에 있어서 캐논이란 용어는 그 의미가 단지 캐논적 작품의 제명을 의미하던 것으로부터 그 작품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이 시기 중반에 이르러 캐논은 작곡교육의 재료가 되었다.
캐논기법은 바로크시대 독일에 있어서 작곡기법상의 정수로써 취급되어 졌으며, 주로 Bach에 의해 중요한 위치를 획득했는데, 이러한 위치는 오늘날까지도 계속되어지고 있다.
Bach는 J.G.Walther와 동시대 사람인 J.F.Fasch(1688~1758)와 Telemann(1681~1767)과의 논의를 통해 캐논기법을 연구했고, 특별히 주목할만한 작품으로는 Goldberg Variations, Musical Offering, Canonic Variations on 'Vom Himmel hoch, da komm ich her, BWV 769'가 있다.
이러한 작품에서 사용된 캐논은 어느 부분을 강조하거나 작품의 일부를 설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술적 표현을 위한 것으로 간주되어 졌다.
Handel(1685~1759)도 메시아(Messiah) 작품 전 시기에 몇 개의 캐논 작품을 썼다.
고전 낭만 시대에 들어와서 캐논 기법은 전개부, 스케르초, 미뉴엣 등에 사용되었는데, 고전주의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 Hyden(1732~1809), Mozart(1719~1787), Beethoven(1770~1827)은 Sonata와 Variation에 캐논기법을 사용했다.
본격적인 낭만주의 시대에도 캐논 기법은 여러 작곡가들에 의해 사용되었는데,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Schumann(1810~1856)과 Brahms(1833~1897)는 곡 전체가 캐논으로 구성된 작품인 Studies, op.56과 12 canons(여성의 목소리를 위한)op.113을 작곡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실용적인 목적을 위한 곡에서 다성음악의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 시기 캐논은 실내악과 오케스트라 작품에서 보여지며, 캐논을 노래하고, 수집하고, 쓰는데 있어서 중요한 기능을 제공하는 코랄 기법의 재현이 이루어졌다.
▶ 축소 캐논 (Canon in diminution)
- 확대 캐논과 반대로 후속악절의 음표들이 선행악절의 음표보다 짧게 모방되는 것으로 Bach의 Dies sind die heilgen zehn Gebot, BWV 678을 들 수 있다.
▶ 반행 캐논 (Canon in iInversion)
- 선행악절에 대해 후속악절이 선행악절의 반행형으로 응답되는 캐논을 말하며, 후속악절이 선행악절을 거울로 비친 것 같은 형태를 지니기 때문에 '거울 캐논(Mirror canon)' 또는 '투영 캐논'이라고 한다.
▶ 역행 캐논 (Canon in retrograde)
- 후속악절이 선행악절을 역행해 이에 모방하는 캐논을 말하며, 일명 '게걸음 캐논(Crab canon)'이라고도 한다.
▶ 이중 캐논 (Double canon)
- 주제(leader)와 응답(follower)이 각각 2개 있는 캐논으로, 2개의 주제가 동시에 제시되어도 좋지만, 대부분 1마디 이상뒤에서 제시된다.
대부분의 17세기 다성부 캐논이 여기 속한다고 할 수 있다.
▶ 반주를 수반한 캐논 (Accompanied canon)
- 진행되는 악절과 상관없는 독립된 부분을 의도적으로 삽입하며 독특한 느낌을 주는 방식이다.
▶ 수수께끼 캐논 (Enigmatic canon)
- 선행악절만 제시되고, 후행악절의 모방 음정 및 모방형, 또는 후행악절이 시작되는 위치를 제시된 음자리표를 근거로 하여 수수께끼에 붙이는 수수께끼 캐논이 있다. 이 캐논은 일명 'Riddle canon' 또는 'Puzzle canon'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① 대위법(counterpoint) : 2개 또는 그 이상의 독립된 음악선율을 포괄적으로 동시에 결합시키는 작곡기법. 대위법의 다양한 기법으로는 모방, 캐논, 푸가 등이 있다.
② rondeau는 13~15세기에 있어서 프랑스의 중요한 시와 음악의 형식중의 하나이다.
③ 부르고뉴 악파는 15세기 전반부터 중기에 걸쳐 번영한 악파로, 음악적 특징은 우아하고 매끄러운 선율에 의한 폴리포니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④ '측량 가능한 음악'이라는 규정된 수적 비율을 가진 측량제계에 의해 지속시간이 결정된는 다성부 음악을 가르킨다. 1600년경까지, 즉 박자개념을 도입시키는 현대적 악보 이전까지 사용되었다.
